♣ 웃음 보따리
매를 벌어요
초록빛사랑
2007. 5. 24. 22:14
너무 웃었어요.
아내가 설거지를 하면서 말 했다.
“애기 좀 봐요!”
그래서 애기를 봤다.
한 시간이나 쳐다만 보고 있다가 아내에게 행주로 눈탱이를 얻어맞았다.
아내가 청소를 하며 말 했다.
“세탁기 좀 돌려요.”
그래서 나는 낑 낑 대고 세탁기를 들고 빙 빙 돌렸다.
힘들게 돌리고 있다가 아내가 던진 바가지로 뒤퉁수를 맞았다.
아내가 T.V.를 보면서 말 했다.
“커튼 좀 처요.”
그래서 나는 커튼을 툭 치고 왔다.
아내가 던진 리모콘을 피하다가 벽에 옆퉁수를 부딛쳤다.
아내가 빨래를 널며 말 했다.
“방 좀 훔쳐요”
그래서 나는 용기 있게 말 했다.
“훔치는 건 나뿐 거야” 하고 말대꾸를 했다.
그랬더니 아내가 빨래 바구니를 던졌는데
아내가 던진 빨래 바구니를 피하려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쪘다.
아내가 아기를 재우며 말 했다.
“애 분유 좀 타요”
그래서 나는 분유통을 타고 끼랴 끼랴 했다.
아내가 던진 우유병을 멋지게 받아서 주다가 허벅지를 꼬집혀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.
아내가 만화책을 보던 내게 말 했다.
“이제 그만 자요”
그래서 나는 근엄하게 말 했다.
“아직 잠도 안 들었는데 그만 자라니!
아내의 베게풀스윙을 두 대 맞고
거실로 쫓겨나서 소파에 기대어 울다가 잠이 들었다.
아내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내게 말 했다.
“문 닫고 나가요”
그래서 나는 문을 닫았다.
나갈 수가 없었다.
한 시간 동안 고민하며 서 있는데 화장실에 가려던 아내가
날 보더니 엉덩이를 걷어차 내 쫓았다